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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컵 대회를 마치고

Advance | 2018.11.17 | 조회 11

< 거창컵 전날 >


거창 가는 내내 비가 내렸다.

입동이 지났으니 겨울을 재촉하는 손님이라 생각했다.


모해(모퉁이 해)카페에서

손기택 형님을 처음 만나고 종해 형님을 만났다.

기택이 형님은 늘 그 모습이었고 종해 형님은 일 좀 한다는 품새였다.


레몬차는 톡소는 맛이 강했다. 주인장이 신경 써서 만든 것이라 했다.

카페주인은 거창패러연합 총무다. 언젠가는 하고 싶었던 카페를 차렸다고 했다.


카페분위기는 편안했다. 아이가 딸린 젊은 엄마들을

위한 온돌방이 있었고 주인장의 시를 조명에 붙여놓은 것이 이색적이었다.


주인장은 후덕한 인상을 가졌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글 쓰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한다 했다.


글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시인이다.


거창 식구들과 고등어찌개를 먹고 돌아왔지만 비는 내리고 있었다.

창가 조명에 비친 빗줄기가 제법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카페분위기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거창에는 모해 카페가 있다. 수제차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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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천오모텔 209

패러 선수들이 밖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방은 어수선한 그림과 글자들이 도배하고 있다.

다녀보면 안정감을 주는 심플한 디자인은 만나기 어렵다.

모텔은 현란하게 도배를 해야 장사가 잘될까?


야한 그림은

야한 밤을 보내기 위한 것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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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컵 1일차 비행 >


예보는 강풍이었다.


본부에서 오전을 보냈다.

바람이 약한 지역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다른 지역에도 바람은 강풍이었다.

구름은 하늘을 가렸다 열었다 반복했지만 오후에는 완전히 가렸다.


합천 바람 소식을 기다렸지만 강풍으로 돌아서면서 경기는 취소되었다.

드론을 날리며 놀았다.


저녁은 흑돈식당에서 삼겹살이었다.

배고프니 고기는 계속 들어갔다. 밥 한 공기까지 먹었더니 배는 남산만한 크기로 변했다.

사실 맛도 좋았다. 그러니 자꾸 먹었던 것 같다. 흑돈, 흑돼지 전문점이다.

 

거창패러연합 이사님 식당이다. 거창에서 삼겹살은 흑돈으로 가야 한다.

거창에서 비행하고 싶다면 ㅎㅎ


간단하게 해결할 식사는 강변추어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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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컵 2일차 비행 >


감악산은 951미터다


이륙장은 서풍이 불었다. 이륙장은 북서가 정풍이다.

이륙장 분위기는 썰렁했다. 기체를 차에서 내리는 선수들이 없었다.

 

윈드더미 등장


대회본부장인 이두열 선수가 이륙장보다 높은 곳으로 가서 이륙을 시도했다.

이륙은 했지만 LD 부족으로 주차장에 내렸다.


한 번 더 이륙을 시도했다.


내가 먼저 나갔다. 상승이 없어 이륙장까지 뛰기만 했다. ㅎㅎ~

두열이는 이륙 후 이륙장을 넘어가는 신공을 보였다.


그렇지만 상승이 없는 시간이라 계곡 마을이 있는 곳으로 곧장 날아갔다.

난 이륙장에서 기체를 들고 있다가 뒤에서 미는 정만이 때문에 이륙이 되어서 비행을 했다.


매산저수지를 지나 고속도로 옆 논에 착륙했다.

윈드더미 비행은 쫄비행으로 마감했다.


40km 타스크


이륙장(900)앞에서 스타트 하면 가조면 비계산(1257)을 찍고

별유산(1046) 능선 장군봉(888)을 거쳐 서쪽으로 보해산(911)을 넘어

 

주상면 거기리 개천까지 갔다가 금귀산(710) 자락을 지나서

창포원으로 들어가는 코스였다.


바람은 서풍에서 북서풍이 불었다.


이륙을 어렵게 하는 윈드더미가 나갔다.

처음에는 상승이 없다가 매산 저수지 계곡에서 상승이 있었다.

이륙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프랑스 막스 선수가 첫 타임에 나갔다. 그리고 병국이가 나갔다.

그 뒤로 정만이 두열이가 이어졌다. 난 스타트 30분 남겨 놓고 이륙했다.


펌핑


낮은 능선에서 올라오는 써멀이 거칠었다.

써멀링 도중에 왼쪽 날개가 왕창 무너졌다. 순간적으로 기체를 보면서 오른쪽 브레이크를 당기고 왼손은 펌핑을 날렸다. 원투 잽 잽을 연타로 날렸다. 날개는 조금 펴지는가 싶더니 날개 끝자락 산줄이 다시 걸리면서 실속직전을 오가며 떨어지고 있었다. 펌핑은 멈출 수 없었다. 얼마나 떨어졌는지 모른다. 가까스로 펌핑에 정신을 차린 날개는 갑자기 슈팅을 하며 앞으로 쏟아졌다. 코앞에 있던 오상택 선수가 혼비백산 고함을 치면서 달아났다.



미안했지만 "휘유~~~~~~~~~~~~~~~~~~~~~~~~" 한 숨이 저절로 나왔다.

하마터면 작년 하동 시합에서 일어난 공중충돌 악몽을 또 한 번 경험할 뻔 했다.


간이 쪼그라진 나는 고양이 발걸음으로 소리 없이 기체가 없는 곳에서 한동안 놀았다.

야옹~~~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액땜이다. 이건 분명 좋은 징조일거야... 주문이나 다름없는 기도를 하고 있었다.

 

버티기


매산저수지 계곡에서 상승기류를 기다리는 것이 아주 속을 파헤치는 시간이었다.

난 기어코 버티고 살아서 골까지 간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뱃가죽에 온힘이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 높은 고도에 있는 선수들은 하나둘 1포인트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마음은 그들과 함께 가고 있었다.

 

가조 쪽으로 가는 산 능선위에서 고도를 한껏 잡고 있는 그룹도 보였다. 그들의 고도가 나를 더 처량하게 만들었다.

이거야 원 출발을 못하고 있으니.. . 된장....


처마에 매달린 매주마냥 어디 가보지도 못하고 능선 끝자락 대롱을 붙잡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러다 작은 상승기류가 생기면 5명이 달라붙어서 뜯어먹는 하이에나로 돌변했다.


5초에 한번 소리가 울리는 바리오 음에도 떼로 몰려들었다.

목은 타고 속은 쓰리고 뱃가죽은 경련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고도가 낮아 목은 타들어 갔지만 물을 꺼낼 시간이 없었다.

 

물백을 장착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륙장 가까이 감악산 주능선 계곡으로 갔다.

상승기류가 있을 만 한 곳은 죄다 훑고 다녔다.


감악산 주능선을 뒤로하고 다시 매산저수지 계곡에서 버티기 들어갔다.

능선위에서 현상유지 되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늦게 나오는 선수들을 관찰했다.

조금이라도 올라가는 친구가 있다면 그 연장선이 어딜까 짚었다.

 

까레라를 타는 선수의 상승을 포착했다.

어쩌면 마지막 희망이 될지도 모른다는 음습함 같은 게 들었다.


거칠게 올라갔지만 다른 기체가 없어서 회전 각도를 맘껏 조절할 수 있었다.

바닥으로 떨어진 공이 알맞게 튀어 오르면 누구라도 그 공을 힘껏 차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난 누군가의 힘에 의해 힘껏 차여서 올라가는 느낌으로 공중으로 튕겨졌다.

 

코스


상승의 힘이 떨어질 시기에 남상면으로 이어진 줄기를 따라 날아갔다.

끝자락에선 고도를 올리고 있는 기체들이 보였다. 그들의 상승 줄기는 어딜까 더듬었다.

고도가 낮았기 때문에 더듬이의 효과는 없었다. 남하면으로 건너갔다.

 

감토산 능선에서 버티기를 하는 기체가 보였고 남하초교 뒷동산에서 고도를 잡고 있는 기체가 보였다.

문병국선수로 짐작이 되었다.


산 형태를 스캔하고 어디를 공격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날아가는 속도를 체크했다. 이정도 속도면 낮은 능선 5부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이고 행운이 따른다면 높게 고도를 잡고 있는 선수의 상승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었다.

 

낮은 능선이 이어졌지만 들판에서 올라가는 바람과 양지에서 올라가는 열이 만날 확률은 높아 보였다. 능선은 낮았지만 중앙부위로 흘러가는 바람을 타고 가는 중이라 코스 선정의 확신이 들었다.


침하율은 낮았고 속도는 나고 있었다. 남하초교 가까워진 시기에 상승 음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속으론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기다렸다. 간을 보는 입질은 입질이 아니었다. 좀 더 덜컥 물때까지 기다렸다. 낚싯대를 들까말까 하는 순간을 참았다. 기다릴수록 더 큰 음이 울렸다. 상승 음이 가쁜 숨을 몰아칠 때 회전을 시작했다. 월척이었다. 코스 선정에 따른 보상은 구름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문병국 선수가 높은 고도로 출발했다. 난 적정고도는 됐지만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상승의 힘은 줄지 않았고 희끗한 구름의 유혹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도산 미녀봉으로 가는 코스가 있었고 비계산 직선코스가 있었다. 발아래는 여기저기서 상승줄기를 잡고 오르는 선수들이 보였다.

 

고도


비계산을 정곡으로 찔러도 되는 고도였다.

물을 꺼내 마셨다. 벌컥벌컥...거창의 물 달강수, 1660미터에서 마시는 물이었다. 차갑지만 달아서 박카스가 따로 없었다. 갈증이 가신 몸은 달강새가 되어 날았다. 여유 있는 고도는 50% 풋바를 밟을 수 있었다.


비계산이 가까워지자 보이지 않았던 선두들이 나타났다. 대략 8대가 보였다. 선두의 움직임을 보며 속도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풋바를 더 밟았고 비계산 입구에서 고도를 높이지 않고 턴포인트로 빨리 진입했다.

턴포인트를 돌았을 때 하얀 제노가 상승 회전을 하고 있었다. 그쪽으로 이동한 난 1200 고도가 넘어갔다. 제노는 진홍기 선수였다. 고도가 급상승을 탈 무렵 그는 턴포인트로 가고 난 별유산 자락 바위가 있는 장군봉으로 날아갔다.


2진으로 보이는 기체들이 장군봉 앞에서 상승 회전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고도가 부러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그곳을 떠나지 싶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긋하게 고도를 올렸다. 마지막 턴포인트 가는 곳이 정풍구간이고 시간이 늦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처방은 높은 고도 유지라 짐작했다.


장군봉 가기 전에 고도를 조금 높였으나 양이차지 않아 좀 더 전진을 했다. 어디가 더 올라갈 것인지 직감적으로 앞서 올리고 있는 선수들의 위치를 가늠자에 넣고 줄기를 찾아서 이동했다. 줄기가 발에 걸리자 바리오 소리는 장구 소리처럼 신이 났다. 나의 추임새는 이거야 이거~~~~~~ 고도가 높아 싸늘한 기온을 느낄 때 선두들은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타임


난 막바지 상승을 놓고 싶지 않았다. 정풍구간의 처방은 높은 고도인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약해진 상승기류의 꽁무니를 쫓아다녔다. 형아~ 사탕 하나만 더 주라고 어리광을 부렸다. 1800 이 넘어가자 어리광을 뒤로 하고 보해산으로 달렸다. 2진들의 끝자락이 보였다.


지그시 밟고 있는 다리가 뻐근해질 무렵 보해산 상공에 도착했고, 선두로 보이는 윤병현 선수가 보였다. 그 뒤에는 스위스 시겔 선수가 있었고 문병국 선수가 가고 있었다. 근데 이상한 점은 선두로 달리던 최정만 선수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턴 포인트를 공략한 윤병현이는 금귀산 낮은 자락으로 가고, 시겔은 다시 보해산으로 돌아오는 것을 목격했다.

병헌이는 골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급했고, 시겔은 시간보단 고도를 선택하는 장면이었다.


앞서던 병국이는 턴포인트를 돌고 금귀산 자락으로 갔다. 난 금귀산 중턱으로 질렀다.

금귀산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약간의 상승이 있는 곳에서 머물렀다. 낮은 능선에서 시작한 상승은 중턱까지 올라갔다. 시겔이 합류했고 병국이까지 가세했다.


작전


한편 앞서가고 있는 병현이는 측 배풍구간의 낮은 능선으로 흘러가면서 약간의 써멀을 붙잡고 늘어졌다가 달리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사실 금귀산 자락에서 더 버티고 있었어야 했지만 후진 그룹들이 쫓아오는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낮은 능선이라도 타고 가면서 어찌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금귀산을 떠났을 것이고, 낮은 능선에서 하나만 걸리면 끝난다는 희망적 바람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 희망의 질주는 고도가 낮아지면서 절망의 늪이란 것을 느끼고, 후진 그룹의 높은 고도를 확인하는 순간 침착함은 스트레스성 격렬함으로 바뀌어 써멀을 요리하는 집중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다잡은 고기를 놓친 기분은 오래갈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것을 겪지 않고 탑에 올라간 선수는 없다.

 

마무리

 

금귀산을 훌쩍 넘긴 고도는 출발시점을 고려하고 있었다. 먼저 출발했다.

GPS에 남는 고도는 240미터였다. 스피드 골라인이 지나도 2킬로미터를 더 가야 하니 고도는 간당간당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낮은 능선이 있었고 바람이 측 배풍구간이라 승부수를 걸어야 했다. 시겔은 등급이 낮은 보난자2 기체라 풋바를 밟지 않고 고도관리를 하니 뒤처지고 있었다.


병국이는 나보다 조금 낮아서 풋바를 제대로 밟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쿵탕거리는 심장박동소리가 바리오소리 보다 크게 들렸다. 그래도 풋바는 지그시 밟았다.


병국이의 속도를 가늠하며 견제 풋바는 밟아야 했다.

골 스피드섹션이 다가오자 병국이는 속도를 내고 있었다.


난 풋바를 80% 정도 밟았다. 스피드 골라인을 통과했다.

마지막 골까지 갈 고도는 충분해 보였다.



난 창포원 중앙에 착륙했다. 병국이와 시겔이 연달아 착륙을 했다.

나중에 함현주 선수가 들어왔다. 현주가 대단했다. 정풍구간의 보해산을 넘어 골까지 들어왔다는 자체가 신기했다.

 

작은 기체로 큰 계곡을 넘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보해산을 건너갈 수 없는 고도가 되자 보해산 좌측 젤 낮은 능선으로 코스를 잡고 겨우 넘었다고 한다.



1등은 참 기분이 좋다.

다른 선수들과 지인들의 축하를 받았다.


선물

 

스타트가 늦어 리딩 점수가 작아서 성적은 3등으로 밀려났다. 그래도 괜찮다.

3등은 보이는 점수고 스피드에서 1등은 나한테 주는 점수다. 반드시 살아남아서 골에 간다는 약속을 지켰다. ‘나한테 주는 선물이 이보다 더 큰 것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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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겔(스위스)은 침착했다.


보난자2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고 막바지 레이싱에서도 서둘지 않았다.

막판 질주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고도를 높여서 계곡을 건너갔고, 마지막 턴포인트를 찍고 다시 보해산으로 들어가 고도를 높이는 자체가 노련한 플레이다. 한국의 지형과 기상에 적응하는 센스가 좋다. 그의 리딩과 침착한 플레이가 백미였다. 등급이 낮은 기체를 타는 사람들의 희망도 생겼다.



문병국 선수는 독기가 있다.


남하면 들판에서 고도가 50미터에 불과했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져 올라갔다.

높은 고도를 획득한 그는 잽싸게 달려 선두의 꼬리를 잡았고 그 꼬리를 흔들면서 여우의 꾀를 부렸다. 쫓아가는 선수가 있다면 쫓긴다는 생각이 드는 선두는 서둘게 마련이다. 이를 아는 병국이는 앞서가는 선두를 재촉했지만 서둘러 따라가지 않고 뒤에서 지켜보면서 고도를 한껏 올렸다. 예전 같았으면 병국이는 물불 안 가리고 달렸거나 다른 경로를 찾아 달렸을 것이다.


병국이는 이제 능구렁이 독을 품고 있다.

쓰라린 고통을 많이 당해본 선수가 노련한 솜씨를 발휘하듯 구렁이 담 넘어가듯 기술을 구사하는 문병국 선수의 보검을 내년에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함현주 선수가 기특하다.


체구가 작고 말수가 적어 단체에서도 존재감이 들어나지 않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비행만하면 그 당찬 기세는 어디서 나오는지 신기방통하다. 질주하지 않았지만 선두를 따라다녔고 고도가 낮았지만 보해산을 넘었다. 작은 기체라 느리지만 떠나기전에 고도는 충분히 챙겼고 다른 선수들의 경로와 고도를 기록하듯 챙긴 것이 좋은 성적을 낸 힘이라 생각한다.




윤병현 선수의 두각은 예정되어 있었다.


최근에 해외경기를 자주 나갔고 국내 경기를 꾸준히 뛰면서 실력을 키워 왔다.

주변 친구들이 비행을 잘하므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본다. 그러나 1등에 대한 집착 때문에 서둔다는 것이 눈에 보이고, 써멀을 놓고 요리가 다양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물론 질주나 코스 선택에 있어서 나무랄 때가 없다. 그렇지만 내년에 제일 두각을 나타낼 선수로 보인다.


아직 나한테 짜장면을 사지 않았기 때문에 인성은 아직 멀었다 본다.ㅎㅎㅎ



장성식 선수의 등장을 환영한다.


직장을 다니며 틈틈이 비행을 한 친구가 거창한 시합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우연한 기회가 찾아온 것은 아니다. 그동안 국내 리그전과 중부리그 남부리그전을 통한 기초불여튼튼 시간을 가졌다. 청도 비행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그는 내리자마자 질문을 쏟아냈다. 그의 열정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말없는 그 사내가 비행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토론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을 적잖이 보냈을 것이다. 그의 열정, 참여, 근성에 찬사를 보낸다.



최중삼 선수의 포석은 남달랐다.


최중삼 선수의 중반부 코스 선택이 아주 특이했다. 남들은 턴포인트 가까운 비계산 코스를 선택했지만 최중삼 선수는 장군봉 먼 코스를 선택했다. 언뜻 이해가 안가는 무모한 것처럼 보였다. 궁금해서 물었다. “그냥 그곳에 써멀이 잘 올라갈 것 같아서 갔다.” 말했다.


전체적인 코스를 볼 때 느린 코스 선택은 아니었다. 턴포인트를 찍고 고도 관리를 잘하고 질주했다면 파괴력을 가진 승부수였다. 한 번의 선택이었지만 두각을 나타낼 안목을 지닌 선수라 생각한다.



거창컵에서 젤 아쉬운 선수는 최정만이다.


선두자리를 중후반까지 꿰차고 있었던 최정만 선수는 장군봉에서 서둘러 출발했다. 넘어야 할 보해산은 정면승부 코스를 선택했다. 덩치에 어울리는 우직한 코스였다. 그리고 보해산을 넘어가지 못하는 고도가 되자 장군봉으로 되돌아가는 유연성을 보였다. 장군봉 낮은 자락에서 평소 같지 않은 '언덕 비비기 악전고투의 인간적인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나도 알고 너도 아는 거시기 날이었다. 최정만 선수의 정면승부 근성과 유연성은 높이 평가 받아 마땅하다.


이미 실력자이지만 다음에는 능구렁이 병국이를 앞세우거나 시겔을 옆에 두고 나가는 작전을 구사하길 바란다. ^^




겨루기

 

바람을 놓고 한판 겨루기의 장이 이제 국제경기로 거듭나고 있다.

경쟁을 통한 기쁨과 좌절, 고뇌와 발전, 교류와 배움, 장비의 발전, 지역의 활성화 까지 연결이 된다. 경쟁의 우위에 있는 선수들이나 배우는 선수들이나 패러글라이딩 발전에 지대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발전의 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 불모지의 개척아픔이 함께 했다. 패러를 위한 패러에 대한 열정하나만으로 바람의 돛대를 움켜쥐었던 선배님들의 아낌없는 헌신과 배려에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이제 후배들이 더 넓은 세계로 진출하고 지역 동호인이 늘어나서 패러의 무한한 발전을 이어갈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 구심점의 주축은 당연히 동호인이며 구심점의 힘은 투명한 행정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바람을 놓고 한판 겨루기는 결국 사람이 주축이며 경쟁을 통한 우정이다.

이 우정이 선수들만의 것이 아닌 패러인들의 우정이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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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컵 3일차 비행>


구름이 많았다.


34km 타스크를 잡았지만 이륙장의 바람은 배풍이었다.

남풍 이륙장 바람은 양호했지만 이륙여건이 적합하지 않았다.

방치된 상태여서 잡목이 자라있었다.


구름은 14시까지 해를 가리고 있었다. 위성사진에는 구름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김종해 회장님은 "캔슬"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

.

.

본부에는 패션에 신경을 쓴 부녀자들이 음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막걸리에 족발인줄 알았다.


그런데 "돼지머리양념수육"이라고 했다.

배가 출출한 시간이기도 했지만 족발 같은 돼지머리 수육이 쫄깃쫄깃해서

정신없이 먹었다.

 

한 아지매는 강조했다.

"전국에서 돼지머리수육 젤 맛있는 곳입니다. 이거 정말 거창에만 있는 거예요"

거창 사과에 버금가는 특산품으로 취급 받았다.



미국에 살고 있는 홍경기님이 말하길.

미국에는 없는 풍속입니다. 시합이 끝나면 다가고 없는데... 한국은 참 정이 느껴지네요.


고기는 인기가 좋아 분배 조절에 들어갔다.

떡과 과일, 젤리, 약과, 막걸리가 순식간에 바닥을 보이자

심술을 부리듯 짙은 구름은 비를 뿌렸다.


비를 막아주는 벤치 지붕아래 사람들의 얘기소린

창포원 마당을 에워싸고 있었다.

 

마당의 중앙 무대는 선수들의 웃음소리가

광대처럼 뛰어 놀았다.


시상식은 실내로 옮겨졌다.

상을 받는 사람보다 추첨상품을 탄 선수들이 더 즐거웠다.

1등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이 없었다. 아쉬운 점이다.



거창한 생각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임원진 스탭, 외국선수와 챌린저 선수를 소개한 것은 잘한 일이다.

미국에서 온 홍경기 선배님을 소개한 것도 잘한 일이다.


챌린저 선수들을 경기에 참여시킨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정밀착륙 경기를 함께 한 것도 참 잘한 일이다.


정밀착륙 선수와 챌린저, 장거리 선수들이 만나고 비행에 관한 한마당을 만든 것은

거창사람의 거창한 생각이었다.


시상식이 끝나면 인사를 나누고 갈 길을 생각한다.


비가 차창에 부서질 때

와이퍼를 작동시켜 비를 밀어냈다.

 

시합의 잔상은 가슴에 머물고 싶지만

또 밀어내면서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성적이 좋다면 와이퍼 작동은 천천히 움직이고

저조한 성적이면 와이퍼는 3단 작동이 될 것이다.

 

 

거창이라는 곳


거창은 겨울 니트 3종 세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창의 훈훈한 인심이 그랬고 거창의 음식과 거창의 산들이 그랬다.


거창 연합회 김종해 회장님은 지난 10년간 활공장 개발에 작심하고 덤볐다.

난관에 부딪힌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때마다 회원들이 나서고 힘이 되어준

지역의 인사들 때문에 작심한 목표는 풋바 밟은 진행형이다.


관공서 일이란 게 배풍에 이륙하는 속도만큼 빨리 진행될 일은 아니다.

김종해 회장님은 번번이 시간의 부처가 되어야 했을 것이다.


패러인들의 단합된 성원을 보낸다면 감악산의 이륙장 높이는 해가 갈수록 높아져

양방이륙이 가능한 장소로 변모할 것이다. 그래야 거창한 거창이 아니겠는가.’



거창컵&비앱시금융 국제오픈패러글라이딩 대회 참석하신

선수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내년에는 더욱 발전된 3(고창 거창 평창)에서 만납시다.

고맙습니다.

 

김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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